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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사무엘상 16장에서는 다윗이 사울 앞에서 수금을 타며 무기 잡는 자로 섬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무엘상 17장에서는 다윗이 골리앗을 물리친 뒤, 사울이 "이 소년이 누구의 아들이냐"고 묻고, 심지어 그의 군대장관 아브넬도 모른다고 합니다. 이거, 이야기 흐름상 모순 아닌가요?

     

    A. 아주 날카로운 질문입니다. 이 문제는 많은 성경학자들과 설교자들이 주목해 온 '성경의 난제' 중 하나입니다. 얼핏 보면 분명히 모순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복음주의 개혁주의 학자들과 저명한 설교자들은 이 장면을 여러 관점에서 해석해 왔습니다. 다음은 주요한 세 가지 해석입니다.


    1. 사울은 다윗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고 싶었던 것이다 (신분 확인 해석)

    일부 학자들, 특히 데일 랄프 데이비스나 존 맥아더 같은 복음주의 주석가들은 사울이 다윗 자체를 몰랐던 것이 아니라, 그의 가문과 법적 신분을 확인하고자 했다고 해석합니다.

     

    왜냐하면 사무엘상 17:25에서 "그를 죽이는 사람은 왕이 많은 재물로 부하게 하고, 그의 딸을 아내로 주고, 그 집안을 세금 면제해 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즉, 왕실 특혜를 주기 위해 그의 가문(아버지 이새)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다윗이 16장에서 사울 곁에서 수금을 탄 적은 있었지만, 당시엔 일시적이고 비공식적인 관계였을 수 있다는 설명이 따릅니다.


    2. 이야기 구조가 시간 순서가 아닐 수도 있다 (문학적 구성 해석)

    문학비평적 관점을 받아들이는 학자들—로버트 알터나 복음주의 내러티브 주석가들—은 사무엘상 16~17장이 연대기 순서가 아니라 주제적 구성일 수 있다고 봅니다.

     

    16장은 다윗이 하나님의 선택을 받아 사무엘을 통해서 기름 부음을 받는  사건에 대한 소개이며, 17장은 전쟁의 용사로서의 다윗을 이스라엘의 역사 전면에 부각시키기 위한 독립적인 이야기 단위라는 겁니다. 그래서 17장에서 다윗이 처음 등장하는 것처럼 다시 소개되는 문학적 장치를 사용했다는 해석이죠.

     

    이 해석은 성경이 단순 연대기나 보고서가 아니라 의미 중심으로 구성된 문학이라는 점에 주목합니다.


    3. 사울의 정신 상태가 혼미했을 수 있다 (영적 상태 해석)

    사무엘상 16:14에서는 "여호와의 영이 사울에게서 떠나고, 하나님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그를 괴롭게 했다"고 합니다. 브루스 월키나 알렉 모티어 같은 신학자들은 사울의 정신적 혼미와 영적 타락이 이 문제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즉, 사울은 다윗을 분명히 본 적이 있었지만, 하나님의 영이 떠난 상태에서 사람을 제대로 인식하거나 기억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후 사울은 다윗에 대해 점점 더 집착하고 광기 어린 질투를 보이게 되지요.

     

    하지만, 이 해석을 따른다면, 사울의 정신 상태로 인해 사울이 다윗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의 최측근인 군사령관 아브넬도 다윗을 몰라 본다는 것에서 문제점이 생길 수도 있겠습니다. 


    Q. 유명한 설교자들은 이 부분을 성도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나요?

    • 팀 켈러는 이 부분을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로 해석합니다. "이 세상은 진짜 왕이 오셔도 몰라본다. 하지만 하나님은 아신다."라는 메시지로, 다윗의 은밀한 부르심과 공개된 승리를 연결지어 설교합니다.
    • 존 파이퍼는 하나님의 섭리를 강조합니다. "사울이 몰랐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하나님의 때가 되어야 사람도 다윗을 알게 되는 법이다."라고 하며, 하나님의 주권과 타이밍을 드러냅니다.
    • 찰스 스펄전은 이런 구조 속에서도 하나님의 뜻은 정확하게 진행된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다윗은 작고 잊힌 자 같았지만, 하나님이 기억하셨다. 그리고 세상이 알아보게 하셨다."는 식의 복음적 설교를 펼쳤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문제는 단순한 실수라기보다, 성경의 풍부한 이야기 방식과 신학적 메시지가 교차하는 지점입니다. 사람은 몰라도 하나님은 알고 계시고, 때가 되면 반드시 드러나게 하신다는 것이 이 본문의 핵심 진리입니다. 성도들은 이 난제를 통해, 하나님은 사람의 외모나 배경이 아니라 중심과 믿음을 보신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송병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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