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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론

    로마로 가는 길목에서

    언젠가 로마를 걷고 싶었습니다. 오래된 돌길을 따라 바울의 흔적을 더듬으며, 그가 왜 로마로 가기를 그렇게도 열망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로마는 단지 거대한 제국의 수도가 아니라, 온 세상을 향한 복음의 문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 로마서 1:8-17은 단지 서신의 시작이 아니라, 바울의 복음에 대한 뜨거운 헌신과 그 안에 담긴 하나님의 능력과 의를 드러내는 복음의 세계를 여는 대문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복음을 전하는 사람의 자세, 영적 리더의 마음, 그리고 복음 그 자체의 놀라운 힘을 발견하게 됩니다.


    본론

    1. 영적 지도자는 감사로 시작하고 기도로 살아간다 (8-10절)

    “먼저 내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너희 모든 사람에 관하여 내 하나님께 감사함은 너희 믿음이 온 세상에 전파됨이로다... 항상 내 기도에 쉬지 않고 너희를 말하며...”(롬 1:8-10)

    ▪ “먼저(πρῶτον)”라는 헬라어의 위치

    바울은 무엇보다도 가장 먼저(πρῶτον)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단순한 인사치레가 아닙니다. 그는 로마에 있는 성도들의 믿음이 “온 세상에 전파된다”고 말하면서, 그 믿음의 열매에 진심으로 감동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헬라어 “εὐχαριστῶ(감사함)”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감사의 의미를 내포한 현재형 동사입니다. 바울은 로마 교회가 세워진 것도, 그들이 믿음을 지켜내고 있다는 사실도, 모두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합니다.

     

    또한 그는 쉬지 않고 기도한다고 고백합니다. “ἀδιαλείπτως” –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영적 지도자는 사람을 만나기 전에 먼저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감사는 기도의 문을 열고, 기도는 사명의 문을 엽니다.

    📌 적용:

    오늘 우리도 누군가의 믿음을 보고 감사하고 있습니까? 우리 가정과 교회에 감사의 기도가 흐르고 있습니까? 지도자는 힘과 명령이 아니라 기도와 감사로 섬기는 자입니다.


    2.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열망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11-15절)

    “내가 너희 보기를 간절히 원하는 것은... 내가 여러 번 너희에게 가고자 하였으되... 내가 헬라인이나 야만인이나 지혜 있는 자나 어리석은 자에게 다 내가 빚진 자라... 그러므로 나는 할 수 있는 대로 로마에 있는 너희에게도 복음 전하기를 원하노라.” (롬 1:11-15)

    ▪ 복음 전도의 불타는 열정

    “간절히 원한다(ἐπιποθῶ)”는 표현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닙니다. 이는 깊은 갈망, 영혼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열정을 뜻합니다. 바울은 복음을 나누기 위해 수차례 시도했지만 길이 막혔습니다(13절). 그러나 그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복음은 그의 존재 이유였습니다. 

     

    바울은 “헬라인이나 야만인, 지혜 있는 자나 어리석은 자”라는 표현을 통해 세상의 모든 계층, 모든 민족, 모든 문화를 이르는 말입니다. 바울은 그 모든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이 복음의 빚진 자라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빚진 자(ὀφειλέτης)”는 도덕적 책임을 넘어 생명의 은혜를 입은 자라는 말입니다. 그는 복음을 전함으로 이 빚을 갚고자 합니다. 

    📌 적용:

    우리는 복음을 단지 선택할 수 있는 ‘일’로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은 사명입니다. 오늘 당신이 한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그것은 성령의 불이 심령에 붙은 것입니다.


    3. 복음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구원의 능력이다 (16-17절)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롬 1:16-17)

    ▪ 복음 – 하나님의 능력

    바울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ἐπαισχύνομαι)”고 말합니다. 이 단어는 당시 로마인들이 유대인이나 십자가를 경멸하던 문화 속에서 매우 급진적인 고백입니다. 로마는 권력과 지혜와 영광을 자랑했지만, 바울은 오히려 그 복음의 어리석음 속에서 하나님의 능력을 보았습니다.

     

    헬라어 “δύναμις(능력)”는 ‘폭발적 힘’을 뜻하며, 단순한 동기가 아니라 실제적 변화의 힘입니다. 복음은 인생을 바꾸고, 죄인을 의인으로 만들고, 죽은 자를 살리는 능력입니다.

    ▪ 하나님의 의(δικαιοσύνη θεοῦ)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납니다. 이 표현은 마틴 루터의 회심을 이끈 문장입니다. 하나님의 의란, 죄인을 의롭다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뜻하며, 이는 전적으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합니다.

     

    이 표현은 헬라어 “ἐκ πίστεως εἰς πίστιν”으로, 믿음에서 시작하여 믿음으로 완성된다는 뜻입니다. 인간의 공로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믿음입니다.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하박국 2:4의 인용은 구약과 신약을 연결하는 복음의 다리입니다.

    📌 적용:

    오늘 우리는 복음을 부끄러워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세상 앞에서 예수의 이름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하지는 않습니까? 복음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결론

    복음을 위한 인생을 살아가라

    사랑하는 여러분, 복음은 단지 교리나 철학이 아닙니다. 그것은 생명을 살리고, 무너진 자를 일으키며, 하나님의 의를 입게 하는 실제적 능력입니다.

    바울은 그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기도로 시작했고, 복음 전파의 열망으로 살아갔으며, 복음 자체를 자신의 생명으로 삼았습니다.

    오늘 우리도 그와 같이 복음의 능력을 확신하고, 이 도시 부산 한복판에서 담대히 복음을 전하는 자들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신우산지장 송병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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