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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론
내버려 두심의 심판, 그러나 그 속의 경고
바울은 로마서 1장에서 인류의 타락과 하나님의 진노를 설명합니다. 특히 1:18부터 32절까지는 하나님을 부인하고 우상숭배에 빠진 인간이 점점 더 깊은 죄악으로 타락해가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본문은 세 번 반복되는 하나님의 "παρέδωκεν" (파레도켄, ‘내버려 두셨다’)이라는 표현을 통해, 하나님이 적극적으로 벌하신다기보다 내버려 두시는 심판의 형태를 보여줍니다.
오늘 우리는 이 본문을 통해 인간이 죄 가운데 어떻게 점점 더 깊어지는지, 그 결과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리고 그런 유혹 앞에서 성도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를 살펴보려 합니다.
본론
1. 하나님을 떠난 마음은 반드시 성적 타락으로 흐른다
바울은 "이 때문에"라는 표현(διά τοῦτο)으로 26절을 시작하며 앞선 우상숭배가 성적 타락의 원인임을 분명히 합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부끄러운 욕심에 내버려 두셨다"(παρέδωκεν αὐτοὺς ὁ Θεὸς εἰς πάθη ἀτιμίας)는 표현은 인간이 창조 질서를 거부할 때, 하나님의 심판이 시작된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여성과 남성의 동성 간 성행위는 단순한 도덕적 일탈이 아닌,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입니다. 바울은 이 행위를 “본성에 반하는 것”이라며(παρὰ φύσιν), 하나님의 창조 목적과 인간 존재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죄로 규정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어질 때 인간은 성적인 영역에서까지 질서를 상실합니다. 죄는 우리의 성적 정체성까지 파괴하려는 본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 적용: 오늘날 문화는 성적 자유를 ‘권리’로 포장하지만, 바울은 그것이 하나님의 심판의 일부라고 단언합니다. 성도는 성적인 영역에서도 거룩함을 지켜야 하며, 영적 질서가 먼저 회복되어야 육적인 질서도 회복됩니다.
2. 하나님을 떠난 인간은 죄의 목록 속에서 무감각하게 살아간다
28절은 다시 “마음에 하나님 두기를 싫어하매”라는 표현으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싫어하다”는 단어는 원어로 "οὐκ ἐδοκίμασαν"이며, 이는 ‘인정하지 않다’, ‘시험에 통과시키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즉 인간은 하나님을 삶의 주인으로 인정하지 않고, 마치 가치 없는 존재처럼 밀어낸 것입니다.
그 결과, 하나님은 그들을 "합당하지 못한 일에 내버려 두셨다"(εἰς ἀδόκιμον νοῦν)고 하십니다. 여기서 ‘ἀδόκιμος’는 ‘불량품’, 즉 분별력을 잃은 마음입니다. 그 결과가 무엇입니까? 바울은 무려 21가지에 달하는 죄의 목록을 열거합니다.
이 죄들은 개인적인 악에서 시작하여 공동체를 파괴하는 죄로 확대됩니다.
죄는 단순한 나쁜 행동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버린 인간은 결국 모든 영역에서 부패하며, 스스로 멸망의 길로 달려갑니다.
- 내면의 죄: 불의, 탐욕, 악의
- 관계의 죄: 시기, 살인, 분쟁, 사기
- 언어의 죄: 비방, 참소
- 태도의 죄: 교만, 자랑, 부모 거역
🔍 적용: 이 죄의 목록은 오늘날 우리 안에도 있는 죄들입니다. 하나님을 잊고 살아갈 때, 우리는 이 리스트 안으로 천천히 들어갑니다. 성도는 자신이 무엇과 싸우는지를 분명히 인식하고, 회개와 분별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3. 죄를 정당화하는 문화 속에서 성도는 더욱 깨어 있어야 한다
32절은 매우 심각한 영적 상태를 보여줍니다. “그들이 이같은 일을 행하는 자는 사형에 해당한다고 하나님께서 정하심을 알고도…” 즉, 하나님께서 그것이 죄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의적으로 행하며, 더 나아가 그것을 정당화합니다.
“그들만 행할 뿐 아니라 그런 일을 행하는 자들을 옳다 하느니라.” 이것이야말로 죄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죄를 정상화하고, 죄인을 미화하며, 공동체 전체가 악을 선이라 칭하는 상태—이것은 단순한 타락이 아니라 완전한 ‘역전된 도덕’입니다.
하나님의 진리는 본성 속에 각인되어 있음에도, 인간은 그 진리를 억누르며 반대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그 결과는 공동체적 멸망입니다.
🔍 적용: 우리는 지금 이런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죄가 옳다고 주장되고, 죄인을 인정받게 하며, 성경의 가르침을 혐오로 몰아가는 세상입니다. 성도는 이 어두운 문화 속에서 진리를 분별하고 말씀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결론
내버려 두심은 끝이 아니다 – 복음은 여전히 능력이다
본문에서 반복되는 하나님의 ‘내버려 두심’은 결국 심판입니다. 그러나 이 본문이 주는 궁극적인 메시지는 절망이 아닙니다. 바울은 이미 1:16-17에서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 선포했습니다.
이 죄의 목록은 단순한 비난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복음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가운데 그리스도께서 오셨습니다. 성도는 영적으로 깨어 있어야 하며, 죄를 이길 힘은 복음의 능력, 곧 십자가의 능력에서만 나옵니다.
마무리 기도
"하나님, 우리 마음에 하나님 두기를 싫어하지 않게 하시고, 오늘도 깨어 죄를 이기게 하옵소서.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하시고, 말씀으로 무장하여 이 시대 가운데 거룩함을 지켜내게 하소서. 아멘."
-송병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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